최근 벨기에 보험회사 Helan이 선보인 다큐멘터리 캠페인 ‘If I Could Tell Myself Something’이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시키는 중요한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광고회사 AKQA Brussels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이 프로젝트는 AI 기술과 심리 치료 기법을 결합하여 정서적 울림과 실제적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둠을 지나온 청년, 과거의 자신과 대화하다
이 캠페인의 중심에는 29세의 청년 Jelle가 있다. 그는 십대 시절 부모의 이혼, 학교 내 따돌림, 낮은 자존감 등의 문제로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으며, 결국 자살 시도를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정신과 치료와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통해 그는 삶에 대한 희망을 되찾았고, 오늘날 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Helan은 바로 이 Jelle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린 시절의 나에게 편지 쓰기’라는 심리 치료 기법을 응용한 특별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는 과거의 자신에게 조언이나 위로를 전함으로써 현재의 자아를 치유하고, 정서적 통합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Jelle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AI 기술로 구현된 10대 시절의 자신과 실제로 마주하게 된다. 디자인 스튜디오 Uncanny는 Jelle의 어린 시절 사진 수백 장을 분석해 그의 과거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했고, 촬영 중에는 심리학자 Sarah Van Pelt와 전문 팀이 상주하여 감정적인 안정과 대화의 진정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AKA De Mensen와 감독 Tom Willems의 손을 거쳐, 깊은 감정과 희망이 공존하는 4분짜리 영상으로 탄생했다.
AI, 단순한 도구를 넘어 정서적 동반자로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심리 다큐멘터리를 넘어서는 이유는 AI의 활용 방식 때문이다. Helan은 AI를 단지 시각적 구현을 위한 기술로만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직면하고 감정을 교류하는 새로운 방식의 심리 치료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는 AI가 정서적 공감의 도구로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AI 기술은 이번 캠페인에서 시각적 재현을 넘어서, 실제 감정 교류와 자아 치유라는 심리적 효과를 만들어냈다. Jelle가 자신의 과거 자아와 마주하는 장면은 수많은 시청자들에게도 정서적인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며,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
정신 건강, 이제는 함께 이야기할 때
이 다큐멘터리는 Helan이 추진하는 정신 건강 주간(Mental Health Week)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으며,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사회적 논의와 정책 개선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Helan은 공식 웹사이트인 helan.be/jelle를 통해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구체적인 자료와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Helan 측은 “정부가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논의와 예방을 지속적으로 장려하고, 심리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길 바란다”며 정신 건강 분야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투자를 촉구했다.
AI와 인간의 감정이 만나 만들어낸 가치
‘If I Could Tell Myself Something’ 캠페인은 기술과 정서, 치료와 예술이 융합된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AI가 단순한 산업적 도구를 넘어 인간 감정의 치유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브랜드 이미지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실현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또한 이 캠페인은 정신 건강이라는 복잡하고 때로는 금기시되던 주제를 공감 가능한 언어로 풀어내어, 일반 대중에게도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전달했다. 그 결과,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되었다.
Helan의 캠페인은 단순한 광고를 넘어, 정서적 공감과 기술적 혁신, 심리적 치유와 사회적 책임이 하나로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If I Could Tell Myself Something’은 단순히 과거의 자신과 대화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우리 모두가 자신의 감정을 직면하고 서로의 상처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게 하는 하나의 ‘거울’이다.
이처럼 기술과 인간이 감정을 통해 연결될 때, 그것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지금, 우리가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