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드레스의 대명사 베라 왕(Vera Wang)에서 디자인 부사장으로 활약 중인 Keith Lissner가 이제는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새로운 차원의 창작자로 변신했다. 그의 최신 프로젝트 ‘My Day at The Musée d’Orsay’는 19세기 명화들에 AI의 숨결을 불어넣으며 전통적인 미술 감상의 틀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마치 고요한 화폭 속 인물이 눈을 깜빡이고, 고개를 돌리며, 관객을 향해 미소를 짓는 듯한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Lissner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디즈니의 창립자 월트 디즈니의 말을 인용하며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My Day at The Musée d’Orsay’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오르세 미술관의 대표 작품들을 기반으로 한다. 에두아르 마네, 빈센트 반 고흐, 에드가 드가 등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거장들의 작품이 Lissner의 손을 거쳐 생동감 넘치는 영상으로 재탄생했다. 기존의 정적인 회화는 AI 기술을 통해 동적인 이미지로 변화하고, 관람자는 예술 작품 속의 인물과 마주보며 새로운 감정적 교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시각적 실험을 넘어, 예술 감상의 본질을 되묻는 시도이기도 하다. Lissner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기술은 문화유산과의 연결을 심화시킬 수 있는 도구이며, 예술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더욱 넓은 방식으로 경험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예술을 보다 직관적이고 감각적으로 전달하며, 미술관을 찾기 어려운 대중에게도 새로운 방식의 접근을 제공한다.
이러한 실험은 오르세 미술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도 Lissner는 고전 회화를 스크롤 가능한 시네마틱 영상으로 재구성하여, 전통적인 전시 공간을 벗어난 예술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그는 AI 기반 영상화 작업을 통해 세계 각지의 문화유산을 다시 조명하며,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독창적인 예술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영상에는 미니 마우스와 같은 익숙한 캐릭터가 깜짝 등장하며, 전통과 현대, 고전과 대중문화가 충돌하는 독특한 미학을 형성한다.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Lissner의 예술적 세계관이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데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Lissner의 작업은 예술계 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예술사가이자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인 Sarah Klein 박사는 “Lissner의 작업은 단순한 기술 응용이 아니라, 고전 예술에 대한 해석적 재구성이다. 그는 예술작품이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Keith Lissner는 웨딩 드레스 디자인이라는 전통적 분야에서 시작해, 이제는 AI와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지털 르네상스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의 프로젝트는 예술 작품을 살아 숨 쉬는 존재로 재해석함으로써, 미술 감상의 방식과 예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이 예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깊이를 더할 수 있다는 사실을 Lissner는 명확히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예술이 과거의 유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기술과 내일의 상상력 속에서 계속해서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우리가 예술을 ‘보는’ 방식뿐 아니라, ‘느끼고 경험하는’ 방식마저도 변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