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패스트푸드 업계의 광고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와 그에 맞서는 경쟁자 버거킹이 최근 생성형AI인 챗GPT를 활용한 광고 캠페인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광고 대결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과 소비자 인식을 놓고 벌어진 상징적 전투로 해석된다.
AI가 뽑은 “가장 상징적인 햄버거”는?
이번 광고 경쟁의 시작은 맥도날드였다. 맥도날드는 ‘A.I’m Lovin’ It’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챗GPT에게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햄버거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챗GPT는 이에 “빅맥(Big Mac)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햄버거”라며, “1967년 출시 이후 패스트푸드와 맥도날드를 대표하는 제품이 됐다”고 응답했다.
이 캠페인은 브라질에서 광고 대행사 갈레리아 에이지(GALERIA.ag)와 협력해 제작되었으며, 챗GPT의 답변을 그대로 광고 문구로 사용했다. 특히 빅맥의 재료인 두 장의 소고기 패티, 스페셜 소스, 양상추, 치즈, 피클, 양파, 참깨번을 각각 상징하는 색상으로 광고를 디자인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장 큰 햄버거”는 누구인가? 버거킹의 AI 대응
맥도날드의 AI 광고가 화제를 모으자, 버거킹 브라질은 이에 재치 있는 방식으로 응수했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데이비드 상파울루(David São Paulo)와 협력해 챗GPT에게 “가장 큰 햄버거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챗GPT는 “버거킹의 와퍼(Whopper)는 크기와 재료 측면에서 가장 크다”고 답했다.
버거킹 역시 이 답변을 고스란히 광고에 사용했으며, 디자인 포맷과 색상 구성을 맥도날드의 캠페인과 거의 동일하게 맞춰 동일 장소에 광고를 게재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 재치 있는 대응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브랜드의 기민함을 돋보이게 했다.
AI 광고의 메시지: 제품 경쟁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의 상징
이번 광고 캠페인은 단순히 제품 크기나 인기도를 넘어서, 각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AI를 통해 더욱 명확히 전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맥도날드는 빅맥을 “전 세계에서 동일한 레시피로 판매되는 유일한 햄버거”로 소개하며, 일관성과 신뢰성을 강조했다. 마케팅 디렉터인 세르지오 엘레우테리오(Sérgio Eleutério)는 “빅맥은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 맛의 경험을 제공하는 상징적인 제품”이라며, “챗GPT조차 빅맥을 가장 아이코닉한 햄버거로 꼽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빅맥은 모든 소고기 패티를 인공 첨가물 없이 조리하며, 각 재료는 엄격하게 품질 관리된 공급망을 통해 제공된다. 특히 스페셜 소스는 세계적으로 엄격히 관리되는 비밀 레시피로, 전 세계에서 동일한 맛을 구현하는 핵심 요소다.
한편, 버거킹의 와퍼는 “풍성한 재료와 사이즈”로 차별화된다. 그릴에서 직화로 구운 소고기 패티에 치즈, 토마토, 피클, 양파, 마요네즈, 케첩을 포함해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 만족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강조됐다.
광고가 AI를 통해 말하는 방식
이번 광고의 가장 큰 특징은 광고 메시지 자체가 사람이 아닌 AI에 의해 제시된다는 점이다. 브랜드는 제품의 우수성을 직접 주장하기보다는, 챗GPT라는 외부의 “객관적인” AI가 제공한 정보를 통해 자신들의 강점을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이는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광고 전문가는 “이번 캠페인은 단순히 AI 기술을 활용했다는 차원을 넘어, 소비자와의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사례”라며 “브랜드 간 경쟁이 창의성과 순발력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관련참고기사:A.I’m Lovin’ I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