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가까이 전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해온 구글이 최근 그 절대적인 위치에 위협을 받고 있다. 글로벌 트래픽 분석업체 Similarweb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구글의 전 세계 검색 트래픽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OpenAI의 ChatGPT와 Perplexity는 같은 기간 동안 각각 180% 이상의 방문자 증가율을 기록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검색 방식이 기존 검색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
AI 기반 경쟁자들의 부상과 ‘AI Overviews’의 확산
구글 역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AI Overviews’라는 새로운 검색 기능을 2023년부터 도입했다. 이 기능은 검색 결과 상단에 대형 언어 모델을 활용해 관련 정보를 요약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현재 전체 검색 결과 중 약 13%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시장조사업체 Semrush에 따르면, AI Overviews를 유도하는 검색 쿼리는 미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2024년 9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약 1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구글의 AI 전략: ‘AI Mode’와 Gemini 중심의 전환
구글은 AI 기반 검색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5년 3월에는 복잡한 다단계 질의에 대응할 수 있는 ‘AI Mode’를 출시했으며, 5월 개최된 개발자 행사 I/O에서는 이 기능을 미국 전역의 사용자에게 전면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자사의 사명을 곧 ‘검색의 사명’으로 보고 있으며, 대형 언어 모델과 AI 기술이 이를 실현하는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광고 수익의 위기: ‘제로 클릭’과 클릭률 하락
그러나 AI 기반 검색의 확산은 구글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 기반 광고 모델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eMarketer는 구글의 미국 검색 광고 시장 점유율이 2013년 64%에서 2027년에는 51.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경고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 공개된 구글 내부 메모에서 광고·커머스 총괄 부사장 비디야 스리니바산은 “검색 및 광고 트래픽 일부 손실은 불가피하다”며, 자사 AI 모델인 Gemini를 활용한 광고 수익화 전략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내부에서도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Optmyzr CEO이자 전 구글 광고 임원이었던 프레드릭 발라이스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키워드 광고는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단언했다. 마케팅 플랫폼 Ahrefs는 30만 개의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AI Overviews가 적용된 검색 결과의 첫 페이지 클릭률이 평균 34.5% 감소했다고 밝혔다. Similarweb 또한 미국 내 AI Overviews 적용 검색 중 약 77%가 ‘제로 클릭’—즉,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요약 정보만 보고 종료되는 경우—이었다고 분석했다.
AI 기술은 검색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동시에 전통적인 광고 기반 수익 모델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구글이 Gemini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광고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그리고 사용자의 검색 습관 변화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는 향후 검색 시장의 권력 지형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AI의 발전이 구글에게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지, 아니면 독점 구조의 균열을 의미하는지 주목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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