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슈퍼볼, 그 화려한 무대 뒤에는 단 하나의 대형 광고 대신, 전례 없는 50개의 지역 광고가 방영되었다. 이 특별한 프로젝트는 다름 아닌 구글(Google)이 주도한 ‘50 States, 50 Stories’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각 주를 대표하는 소상공인들이 Google Workspace의 AI 기능인 ‘Gemini’를 통해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하고 꿈을 실현해가는 과정을 조명한다. 단순히 기술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AI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이번 광고는 단연 돋보였다.

AI에 대한 회의에서 사람 중심의 서사로
최근 몇 년간, AI 기술은 광고 산업 전반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Coca-Cola나 Apple 등의 브랜드가 AI 중심 광고로 비판을 받은 사례에서 보이듯, 소비자들은 기술 중심의 서사에 피로감을 느껴왔다. 구글은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고, 기술보다는 인간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 광고 전략을 선택했다. Google Workspace의 마케팅 총괄 해리스 베버(Harris Beber)는 “이번 캠페인은 AI가 아니라 사람들의 야망을 이끄는 도구로서의 AI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광고의 구조: 50개 주, 50개 이야기
‘50 States, 50 Stories’는 그 자체로 미국 소상공인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상징한다. 각 광고는 해당 주의 지역 방송을 통해 방영되었으며, 각기 다른 산업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소상공인들이 등장한다. 네브래스카의 목장주, 일리노이의 간판 제작자, 뉴저지의 견과류 상점 주인, 위스콘신의 치즈 가게 운영자 등 다양한 인물들이 AI와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업무 효율성을 높였는지 소개된다.
일례로, 노스다코타의 ‘3 Farm Daughters’는 가족 농장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데 있어, Gemini를 활용해 SNS 콘텐츠를 작성하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자동화했다. 캘리포니아의 ‘Hog Island Oyster Co.’는 Gemini in Sheets를 활용해 복잡한 재고 관리를 간편하게 처리한다. 일리노이의 ‘Ace Sign Co.’는 디자인 시안을 만드는 데 AI를 접목시켜 수 시간 걸리던 작업을 몇 분 안에 끝내기도 한다.

캠페인의 제작 과정: AI + 인간의 협업
이번 광고 캠페인은 AI와 인간의 협업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질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구글은 먼저 수천 명의 Workspace 사용자 중 적합한 후보군을 AI로 필터링하고, 10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종 50개 기업을 선정했다. 50개 주에서 촬영이 이뤄졌으며, 이는 단 10주 안에 마무리되었다. 디렉터 다니엘 머카단테(Daniel Mercadante)는 초기 4편을 연출하며 캠페인의 톤을 설정했으며, 나머지 영상들은 동일한 크리에이티브 방향 아래 제작되었다.
제작진은 인터뷰 내용을 AI 도구인 NotebookLM에 업로드해 인상적인 인용문과 내레이션을 추출했고, 광고의 내러티브에 진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부여했다.
AI 도입, 소상공인의 가능성 넓히다
미국 상공회의소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기업의 99.9%는 소상공인이며, 이들이 전체 노동력의 46%를 고용하고 있다. 또한 2024년 기준, 40%의 소상공인이 생성형 AI를 사용 중이며 이는 전년도 대비 두 배 증가한 수치다. 베버는 “50년째 수제 보트를 만드는 장인이 AI에서 가치를 발견했다면, 어떤 비즈니스도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캠페인에 참여한 많은 소상공인들은 처음에는 ‘정말 구글이 우리 이야기를 들으려는 건가?’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광고는 그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담는 데 성공했다. AI는 그들의 비즈니스를 대체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이 더 본질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다.
‘50 States, 50 Stories’는 단순한 광고 캠페인을 넘어, 기술과 사람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남을 것이다. AI는 이제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는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슈퍼볼이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전국에 전한 이번 구글의 시도는, 단지 마케팅 전략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이는 AI 시대의 진정한 혁신이 무엇인지를 묻는, 작지만 깊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관련참고기사:50 states, 50 stories: Highlighting small businesses at the big game